용접할 때 쓰는 아르곤 가스는 왜 필요할까

지난 글에서 과자 봉지에 넣는 질소는 공기에서 얻는다고 말씀드렸어요. 병원 산소, 용접용 아르곤도 마찬가지예요. 모두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서 뽑아냅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체를 어떻게 하나씩 나눌까요? 오늘은 공기 분리 원리를 쉽게 풀어 볼게요.

공기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성분비율끓는점주요 쓰임
질소(N₂)약 78%-196℃식품 포장, 반도체, 냉동
산소(O₂)약 21%-183℃제철소, 병원, 용접
아르곤(Ar)약 0.9%-186℃용접, 반도체, 형광등
기타약 0.1%–이산화탄소, 네온, 헬륨 등

표의 끓는점을 보면 힌트가 보여요. 세 기체는 끓는점이 서로 달라요. 그렇다면 소주와 석유처럼 증류로 나눌 수 있겠죠? 다만 문제가 하나 있어요. 공기를 먼저 액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공기 분리 원리, 단계별로 보면?

공기를 영하 190℃ 가까이 차갑게 만들어 액체로 바꾼 뒤 증류하는 방법을 심랭식 공기 분리라고 해요. 과정은 크게 네 단계예요.

  1. 압축: 커다란 압축기로 공기를 꾹 눌러 압력을 높여요.
  2. 청소: 수분과 이산화탄소를 미리 걸러내요. 그대로 두면 차갑게 식힐 때 얼음과 드라이아이스가 되어 배관을 막거든요.
  3. 냉각: 이미 차가워진 제품 기체와 열을 주고받고, 압력을 확 낮춰 팽창시키면서 온도를 영하 180℃ 아래까지 떨어뜨려요. 이때 공기가 액체가 됩니다.
  4. 증류: 액체 공기를 증류탑에 넣으면 끓는점이 가장 낮은 질소는 위로, 산소는 아래로 모여요.

이 장치는 영하 190℃를 지켜야 해서, 단열재로 꽁꽁 싼 거대한 상자 안에 들어 있어요. 이 상자를 콜드박스라고 불러요.

아르곤은 왜 따로 뽑기 어려울까?

아르곤의 끓는점은 -186℃, 산소는 -183℃예요. 단 3℃ 차이죠. 끓는점이 비슷한 물질은 분리가 어렵다고 했던 것 기억나시나요? 그래서 아르곤은 산소가 많이 섞인 탑 중간에서 따로 빼낸 뒤, 아르곤 전용 탑에서 한 번 더 나눠야 해요. 공기 중에 1%도 안 되는데 손이 가장 많이 가는 기체예요.

작은 공장에서는 어떻게 얻을까?

심랭식 설비는 아주 크고 비싸서, 질소나 산소가 조금만 필요한 곳은 다른 방법을 써요.

방법원리적합한 곳
심랭식액체로 만들어 증류제철소, 반도체 공장 등 대량, 고순도
흡착식(PSA)특정 기체만 붙잡는 알갱이 사용식품 공장, 중소형 공장
막 분리식기체마다 통과 속도가 다른 막 사용소량, 이동식 장비

과자 공장의 질소 발생기는 주로 흡착식이나 막 분리식이에요.

💡 현직 엔지니어 시선

공기는 공짜인데 산소와 질소는 왜 돈을 받고 팔까요? 비용의 대부분이 전기요금이에요. 공기를 압축하는 압축기가 엄청난 전기를 먹거든요. 그래서 대형 공기 분리 설비는 산소와 질소를 많이 쓰는 제철소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짓고, 배관으로 바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운반비까지 아낄 수 있으니까요.

3줄 요약

  1. 공기는 질소 78%, 산소 21%, 아르곤 약 1%로 이루어져 있고, 셋은 끓는점이 달라요.
  2. 공기를 압축하고 영하 180℃ 아래로 식혀 액체로 만든 뒤 증류하면 하나씩 나눌 수 있어요.
  3. 아르곤은 산소와 끓는점이 3℃밖에 차이 나지 않아서 전용 탑이 따로 필요해요.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만든 산소가 병원 산소통까지 어떻게 오는지 알아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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